달력

5

« 2024/5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커피'에 해당되는 글 1

  1. 2012.05.02 카페베네 1년 근무 경험담
2012. 5. 2. 19:17

카페베네 1년 근무 경험담 커피2012. 5. 2. 19:17

전 서울지역 카페베네(어디인지 언급하지 않겠음)에서

2010년7월부터 2011년7월까지 1년 좀 넘게 근무했었습니다.

처음 들어갔을 당시 근무조건은 월급 110만원에

매출 5000만원 이상이면 인센티브 10만원 지급, 식사 제공 안되고요,

한달에 6번 쉬고(평일만 쉴수 있어요. 토,일이 제일 바빠요), 하루 9시간 로테이션 근무,               

평일: *오픈조: 9시~18시, *미들조: 14시~23시, *마감조: 17시~다음날2시

주말에는 미들이 2개인데, 미들1(13시~22시) 과 미들2(14시~23시)로 나누어 집니다.

격주로 토요일에 5시간 근무(반데이라고 합니다)였습니다.

처음에 중곡동 본사에서 기본 이론하고, 음료 레시피 교육을 5일 받고나서

현장에 투입되는데 레시피공부할때는 꽤나 재미있었습니다.

메뉴가 ICE와 HOT을 구별한다면 100가지가 넘었는데 배우는 재미, 먹는 재미가 쏠쏠

했어요. 브레드와 프라페노는 그전에 먹어본 적이 없어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아무튼 저는 대학교가 식음료계열이라 4학년때 현장실습 겸 돈을 벌려고,

 카페베네에 취직했고요, 현장에 투입되고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중간에 식사하는 시간 1시간 제외하고는 계속 서있으면서 손님 주문 받고, 메뉴제조하고,

정신 없거든요. 그리고 카페가 여름에 가장 매출이 높기 때문에 (생각을 해보세요.

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고 겨울에 눈내리고 추운데 집에 있지 누가 카페 오겠어요)

한달정도 어리버리하면서 선배들한테 혼나고 배우다 보니까 익숙해 지더라고요.

처음에는 메뉴가 많아서 바닐라시럽이 몇pump니 요거트파우더가 몇스푼이니 

아리까리 한점이 많았고, 와플은 호두니 플레인이니 물어보는점도 헷깔리고,

 손님이 음료와 와플을 드시면 콤보할인 500원 잊어먹고, 못해준적도 많았고,

여름에는 빙수와 ICE아메리카노, ICE카페라떼, ICE카라멜마끼야또가 엄청나게 나갑니다.

특히 주말근무를 한번 뛰면 어렸을때 체육대회 뛰었던것과 같은 체력이 요구되죠.

또 그놈의 부동산전화는 카페에 왜이렇게 오는지, 사장님부터 대뜸 바꿔달라고 하고,

없다그러면 핸드폰 번호 가르쳐 달라고 하고, 하지만 가르쳐 주면 절대 안됩니다.

사장님에게 갈굼 억수로 먹습니다. 1개월 지나니 급여를 120만원으로 인상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계시던 선배님들은 하나 둘씩 그만 두더라고요, 선배님이 그러길 

사장님이 자꾸 체제를 안좋게 바꾼다고 했습니다.

저는 현장실습도 걸려있어서 그러려니 했습니다.

3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4대보험을 들어주고, 급여를 130만원으로 올려 줬습니다.

그래봐야 4대보험료 빼고 나면 120만원이죠..

6개월이 지나고, 월급 135만원으로 인상해 줬습니다.

이때쯤 되서 물류 체크, 발주, 알바생들 교육시켰습니다.

근데 사장님이 휴일과 반데이를 없애 버리고 월 5회 휴무로 바꾸더라고요.

 좀 화가 났는데 그냥 참고 일했습니다.

10개월이 지나니까 매니져를 시켜주더라고요. 월급 145만원입니다.

매니져 되면 대단해 보여도 설겆이 하고, 홀청소 하고, 메뉴뽑고, 물류체크, 발주하고,

사장님한테 물류 시킨거 보고 하고, 기존에 하던거에서 하는일만 더 많아집니다.

근데 새벽에 근무할때는 항상 2시에 퇴근을 못하더라고요.

사장님이 직원 집에 차로 태워 줄려고(그날 매출 가져 가려고 나옴), 새벽 2시에만 나오는데

1시 55분까지 손님에게 메뉴를 팔라고 하니 아무리 2시간 전 부터 조금씩 정리를 했어도

1시 55분 까지 팔면 2시에 땡하고 갈수가 없는것이죠. 마감조를 하면 평균적으로 문닫을때

시간보면 2시20분정도입니다. 사장님이 차 태워줘도 집에가면 3시죠. 그럼 다음날 오픈을

할수가 없습니다. 미들 아니면 또 마감해야죠. 근데 이게 일정하게 로테이션 되는게 아니고

뒤죽 박죽입니다. 오늘은 오픈했다가 내일은 마감했다가 내일모레는 미들했다가 이런식으로..

그러니 아무리 오래 근무해도 계속 피곤이 쌓이더라고요. 월급은 별로 안되고, 손님들한테는

메뉴 한번 잘못나가면 엄청 깨지고(처음 온 직원이 잘못 만들었어도 무조껀 제가 잘못한겁니다)

죄송하다고 진심으로 사과부터 하고, 메뉴 다시 만들어 드리거나 환불 해주고,

고객님이 하는 말 잘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간혹가다가 손님이 HOT을 시켰는데 ICE를 시켰다고

우겨도 바리스타가 잘못한겁니다. 우리는 녹음기에 녹음을 해서 손님에게 들려주지 않습니다.

사과하고 다시 만들어 드립니다. 여기서 일하다가 조폭들도 많이 만나고, 창녀같은 사람들도

만나고, 술먹고 와서 화분 부시고, 테이블 엎어버리고, 아이스크림 양 적다고

저한테 던져버리고, 무슨 별에별 손님들이 다 있습니다.

살다가 경찰도 불러보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년쯤 되서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고비야 항상 있었지만 이번 고비는 넘기기 힘들었습니다.

여기 월급도 박봉이고, 일도 고달픈점도 컸지만

 친구가 IT쪽으로 국비지원학원 다녀서 회사취직했는데 괜찮다고 꼬득이는 겁니다.

전 유혹에 넘어가버렸습니다. 사장님과 싸워서 퇴직금 120만원 받긴 받아 냈습니다만

전 더이상 카페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그냥 자본주의 사회에

노예같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 고달프고, 돈 조금받고..

 사장님도 카페에 투자한 금액이 5억인데 그거 회수할려면 2년이상 걸리겠죠.

우리 카페는 한달매출이 5000~6800만원 정도 됬습니다.

거기서 전기세, 수도세, 월세, 직원 월급, 재료값 빼면 저는 잘 모르겠지만

많진 않아 보였어요. 물론 본사 로열티가 2%였는데 한달에 200만원정도 지불 하더라고요.

거기다가 본사에다가 주문하는 재료들은 다 본사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붙어있어서 은근이

비싸 사장님의 남편이 웬만한것들은 시장이나 마트에서 떼 왔습니다.

한번은 에스프레소머신의 메인보드에 물이 새 고장났는데

이탈리아 제품이라 정말 수리비가 비싸게 나오더라고요(200만원정도)

본사 말고 다른곳에서 수리하면 좋지만 이탈리아꺼라 어디서 수리할수도 없고,

손님들은 쏟아져 들어오고, 울며겨자먹기로 고치더라고요.

아무튼 본사쪽은 돈 많이 벌꺼 같습니다. 본사매장은 제외하고요(본사매장은 아웃소싱 돌립니다)

교육담당 선생님이라던가 마케팅부라던가 로스팅 하는사람, 머신AS해주는 사람 등등이요.

뭐 김대표님이 제일 많이 벌겠죠.

이래 저래 가진자만이 많이 버는 세상입니다.

아무래도 카페쪽에서 성공하긴 힘들것 같습니다.

요즘 카페베네 우후죽순으로 많이 생겨도 또 그만큼 많이 망하거든요.

개인카페? 브랜드커피에 밀려서 독특한 창업 아이템이 없는 상태에서 덤비면

10이면 8~9 망한다고 보면 됩니다.

쓰다보니 주저리 주저리 쓰게 됬네요.

아무튼 이쪽 분야를 하시게 된다면 상황은 안좋지만 성공하시길 빌겠습니다 ^^;;

:
Posted by 드렁큰